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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첫 45인승버스에 대한 기억은 유치원 때 시골집에서 도시에 나올 때 타고 나온 시외버스이다.
시골에 살다보니 영화 또는 레스토랑을 가기 위해선 엄마 손을 잡고 시외버스를 타야했다.
시골이라 버스도 자주 없었다.
그래서 시간표를 외우거나 적어놔서 시간에 맞춰 나가서 타야 됐다.


그 당시엔 45인승버스에서 담배를 피는 시절이였다.
마치 호랑이가 담배핀 시절처럼 먼 이야기같지만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버스에 재떨이가 있었고, 아이가 있건, 애기가 있건 그냥 막 피우던 시절이였다.
그래서 버스타러가는게 그리 기분 좋은 일이 아니였다.
담배 찌든내가 많이 났기 때문이었다.
생각해보면 초등학교 다닐 때도 교무실에 담배 연기가 자욱했던게 기억이 난다.
그때 선생님들이 무서워서 교무실에 가기 싫었던게 아니라 담배냄새가 싫어서 교무실에 가기 싫었던 기억이 난다.
마치 버스에 타는 것처럼.


그래도 도시로 나가는 시간은 매우 설레인다.
집 주변에서 볼 수 없던 고층건물과 아파트 그리고 엘레베이터까지 너무나 신기했고, 나가면 항상 어머니가 피자헛에서 피자를 사주셨기 때문이다.
45인승버스에서 나는 담배연기도 사랑스러울 정도로 매우 설레이는 일이였다.
한번은 번화가에서 쇼핑하고 엄마랑 같이 버스타려고 대기하는데 마침 내가 사고 싶었던 장난감을 안 사준다고 엄마한테 떼를 썼다.
그때 덩치 큰 아저씨들이 우리를 애워싸고 엄마는 그들에게 소매치기 당했다.
이때 엄마한테 엄청 두들겨 맞아서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그 다음은... 누나랑 같이 서울에 살고 있는 친척집에 놀러간 기억이다.
이때도 물론 45인승버스에는 담배 연기가 자욱했다.
그래도 친척집에 놀러가면 3식 3끼 다 고기 반찬이 나오고, 이모부가 서울어린이대공원도 데려가주시고, 집에 갈 때 용돈도 줘서 너무나 좋았다.
내 사촌동생들도 있었는데, 이 친구들은 쌍둥이라 같이 노는 맛이 더 있었다.
다같이 만화책도 빌려보고, 오락실에 가서 게임도 하고, 롯데리아에 가서 햄버거도 사먹고, 재미있는 추억들을 많이 쌓았다.
지금도 이 동생들과 만나면 그때 이야기를 한다.


45인승버스에 대한 추억이 시외버스뿐만 아니다.
어릴 때 부모님 친구분들이랑 단체여행을 따라갔던 것도 기억난다.
그때 관광버스라고 해서 버스에서 아저씨, 아줌마들이 술 한잔하고, 노래 틀어놓고 춤췄던 기억이 난다.
물론 나도 같이 췄다.
신나게 잘 추면 용돈을 줬기 때문에.
그때 용돈을 꽤나 많이 받았던 것이 기억이 난다.


그리고 다음은 친구 누나의 결혼식 버스이다.
지금까지도 제일 친한 친구인 고**.
군대에 있을떈데, 지 누나 결혼식이라고 휴가맞춰서 나오란다.
그리고 청주에서 서울까지 가는 하객버스 안내 및 도우미를 하라고 하는데...
뭐 친한친구니깐 할 수 있지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떡보다 고물이 더 탐 났는게.
그 당시 그 녀석 여자친구의 친구들과 그 날 저녁 술 한잔하기로 했었다.
당연히 즐겁게 가야지!


그렇게 빌린 45인승버스에 탑승해서 어르신들께 친구 대신해서 인사드리고, 간식도 나눠드리고, 휴계소도 들려서 사람인원체크하고 잡스러운 업무를 맡았다.
크게 어려운건 없었지만 내 군대 휴가라는 특수한 시간이 좀 아까웠던게 사실.
그렇게 결혼식이 끝나고, 내려가는 버스까지 책임지고 보낸 뒤 이제 홍대로 갔다.
그리고 그날 아주 재미있게 놀았던 기억이 난다.


얼마전에는 어머니 친구분들이 단체로 놀러가야된다고 45인승버스 대절을 나에게 부탁했다.
물론 내가 일할 때 알게된 거래처가 있어서 그쪽을 통해 예약을 했다.
확실히 개인 관광버스 기사님들에게 전화해서 견적받는 것보다 훨씬 간단하게 예약가능하고 저렴하다.
좋은 버스로 예약해드렸는데 마침 기사님도 친절하셔서 어머님과 친구분들이 되게 재미있게 다녀왔다고 한다.
덕분에 예약만 해줬는데 칭찬받고 기분이 좋았다.

살면서 45인승버스를 탈 일이 많이 없을 것 같지만 생각보다 많다.
요즘 결혼식도 많고, 단체로 여행도 많이 가고,
야유회, MT, 워크샵, 수학여행 등 정말 많은 행사들이 있기 때문이다.
아 그리고 수학여행 때 버스 일화도 빼먹지 말고 남겨야 되는데.
보통은... 좀 노는 친구들(?), 잘 나가는 친구들이 버스 맨 뒷자리에 앉지 않나?
웃기게도 나도 그런 친구들 중 한명이라서 뒷좌석에 앉아서 친구들이랑 꿀밤맞기 게임, 인디언밥 등 게임을 하면서 갔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사진이 남아 있는데 그때 사진보면 되게 어른인 척하는 모습이 웃겼다.
이렇게 재미있는 추억이 많은 버스.
오랫만에 기억을 더듬어 추억을 적어보니 기분이 참 흐뭇하다.
